초록이 아빠 노트

3주째 배정이 안 옵니다. 게으른 줄 알았는데, 문이 안 열려 있었습니다 🚪

생각에 잠긴 초록이 아빠

퇴근하고 초록이 재운 다음, 노트북을 켜고 30분씩 붙잡는 부업이 하나 있습니다. AI 모델이 내놓은 답 두 개를 비교해서 어느 쪽이 더 나은지 판단하고, 왜 그런지 근거를 적어주는 일이에요. 요즘 흔히 ‘AI 데이터 라벨링’이라고 부르는 부업 중 하나입니다.

시작하고 3주가 지났는데, 일감이 거의 안 옵니다.

시급 조건은 나쁘지 않았습니다. 그런데 앉아 있어도 배정이 안 뜨는 날이 더 많았어요. “이거 나랑 안 맞나” 싶어지는 딱 그 시점이었습니다.

처음엔 제 문제인 줄 알았습니다

일감이 안 오는 걸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어서, 시간대를 바꿔가며 실험을 했습니다.

월요일은 일감이 리셋되는 시각 직후(밤 9시)에 들어가 봤고, 화요일은 아침·낮 시간에, 수요일은 다들 잠든 새벽에 들어가 봤어요. 3주 목표는 주당 4시간이었습니다.

결과는 1시간 47분. 목표의 45%였습니다.

리셋 직후엔 오히려 사람이 몰려서 대기만 하다 끝났고, 새벽엔 아예 화면에 아무것도 안 떴습니다. “시간대를 더 세밀하게 쪼개야 하나”, “내가 뭘 놓치고 있나” — 이런 쪽으로 계속 생각이 흘렀습니다.

답답해하는 초록이 아빠


알고 보니, 저는 애초에 그 줄에 설 자격이 없었습니다

답답한 마음에 운영팀에 문의 메일을 보냈습니다. 한 시간 만에 답이 왔어요.

“한국어 능력 인증(스크리닝)을 아직 안 받으셔서 그렇습니다.”

인증을 안 받으면 한국어 일감 목록 자체가 안 보이는 구조였습니다. 제가 시간대를 아무리 바꿔도, 애초에 그 문 앞에 줄을 선 게 아니었던 거예요.

더 뼈아팠던 건, 이 사실을 저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겁니다. 처음 시작할 때 적어둔 메모에 “한국어 인증은 별도 절차, 통과하면 일감 풀이 열림”이라고 정확히 써놨었거든요. 그런데 “지금은 측정 중이니까 변수를 하나만 바꿔야 한다”는 원칙을 지키느라, 그 인증을 일부러 미뤄뒀습니다.

변수를 통제한다고 생각했는데, 사실은 제가 들어갈 문 자체를 닫아놓고 시간을 재고 있었던 겁니다.

인증 받고 나서, 세 시간 만에 3주치를 넘겼습니다

인증 시험을 다시 봤고, 통과했습니다. 그리고 며칠 뒤 밤에 다시 접속했어요.

이번엔 세 시간을 앉아 있는 동안 한 번도 안 끊겼습니다. 목표 4시간의 75%를 이 세션 하나로 채웠어요. 이전 3주 전체(1시간 47분)보다 많은 양이었습니다.

같은 사람, 같은 방식이었습니다. 바뀐 건 인증 하나뿐이었어요.

이제부터는 이 질문을 먼저 던집니다

이번 일로 배운 건 “포기하지 말자” 같은 다짐이 아니었습니다. 순서를 바꾸는 방법이었어요.

뭔가 안 될 때, 예전엔 곧바로 “더 열심히, 더 자주” 쪽으로 갔습니다. 지금은 시작하기 전에 이것부터 묻습니다.

지금 못 하는 게 실력이나 노력의 문제인가, 아니면 애초에 문이 안 열려 있는 건가.

확인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. 내가 그 일에 들어갈 자격 조건을 전부 갖췄는지부터 목록으로 적어보는 것. 시간·요일·방법을 바꾸는 실험은, 그 목록을 다 채운 다음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.

결국 남는 건

3주를 돌아보면 게을렀던 순간은 없었습니다. 오히려 원칙을 지키려고 애쓴 3주였어요. 다만 그 원칙을 적용할 자리를 잘못 골랐을 뿐입니다.

뿌듯해하는 초록이 아빠

이 부업을 계속하면서 어떻게 됐는지는 나중에 후기로 다시 남길게요.

요즘도 새로운 걸 시작할 때마다 이 질문을 먼저 적어둡니다. 문 앞인지, 문 안인지부터 확인하고 뜁니다. 🐴

이 글은 산업 구조와 만드는 과정을 정리한 개인 기록입니다.
특정 종목의 매수·매도 추천이 아니며, 투자 판단과 그 결과는 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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